16번 팔라고 했다, 한 번도 안 팔았다
이날은 투자 분석 에이전트의 기계적 행동을 고친 날이다.
에이전트가 삼성전자랑 하이닉스를 16번 연속으로 팔라고 했다.
근데 한 번도 안 팔았다.
그리고 같은 에이전트한테 직접 물어보면 “들고 있어라”고 했다.
모순이었다.
원인을 찾아서 고쳤다.
투자 분석 에이전트의 리스크 관리 에이전트가 삼성전자랑 하이닉스 비중이 높다고 계속 팔라고 했다.
16번 연속이었다.
근데 나는 한 번도 안 팔았다.
이유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사이클 자산이다.
23년마다 5070% 폭락했다가 200~500% 반등한다.
코카콜라처럼 꾸준히 오르는 주식이 아니다.
사이클 시계로 봐야 한다.
당시 삼성전자 선행 PER이 5.0배였다.
하이닉스는 6.0배였다.
역사적 최저 수준이었다.
근본이 무너진 게 아니라 공포로 떨어진 거다.
같은 에이전트가 “들고 있어라”고 한다
이상한 건 같은 에이전트한테 직접 물어보면 “들고 있어라”고 했다는 거다.
분석 모드에서는 “팔아라”고 하면서 질문 모드에서는 “들고 있어라”고 했다.
모순이었다.
왜 같은 에이전트가 두 가지 다른 답을 내놓는가.
원인: 기계적 비중 제한
원인을 추적했다.
리스크 관리 에이전트의 프롬프트에 “비중 20% 초과는 절대 규칙”이라고 적혀 있었다.
“절대 규칙”이라는 뉘앙스가 기계적 행동을 강제한 거다.
삼성전자 비중이 20%를 넘으면, 무조건 “비중 축소”를 권고한다.
이미 많이 팔았는지, 현재 밸류에이션이 싼지, 사이클이 상승기인지 안 본다.
비중이 높으면 무조건 팔라고 한다.
반면 질문 모드에서는 비중 제한 프롬프트가 안 켜진다.
그래서 “들고 있어라”고 했다.
같은 에이전트지만 실행 모드랑 질문 모드의 프롬프트가 달랐던 거다.
프롬프트 패치
해결은 프롬프트를 고치는 거였다.
“절대 규칙”을 “가이드라인”으로 바꿨다.
그리고 매도 전 세 가지를 확인하라고 추가했다.
첫째, 최근에 이미 많이 팔았는지. 둘째, 현재 밸류에이션이 싼지.
셋째, 사이클이 상승기인지. 이미 많이 팔았고 + 저평가되어 있고 + 상승 사이클이면 비중이 높아도 들고 있어라.
이 패치를 넣으니까 같은 날 밤 분석에서 기계적 매도 권고가 안 나왔다.
처음으로 “비중이 높지만 홀드”라는 판단을 내린 거다.
사이클 투자 vs 장기 투자
이날 깊이 생각한 건 “장기 투자 vs 단기 트레이딩”이라는 이분법이 반도체에 안 맞는다는 거다.
장기 투자는 코카콜라 같은 주식에 맞다.
20년 동안 꾸준히 오르는 주식. 들고 있으면 시간이 해결한다.
근데 반도체는 다르다.
2~3년마다 사이클이 온다.
폭락했다가 반등한다.
“장기 투자”라고 해서 가만히 들고 있으면, 폭락장에 손실만 감당하고 반등을 못 탄다.
사이클 시계로 투자한다
올바른 프레임은 “사이클 시계 투자”다.
반도체는 사이클 자산이다.
사이클이 올라갈 때 들고 있고 사이클이 꺾일 때 빠진다.
“6~12개월 기다린다”는 “아무것도 안 한다”가 아니다.
실적이 공포를 이길 수 있는지 확인한다는 뜻이다.
실적이 좋으면 공포에도 가격이 오른다.
실적이 안 좋으면 사이클이 끝난 거다.
손절 안 한 이유
단기 트레이딩도 검토했다.
근데 진입 신호 조건이 안 맞았다.
RSI가 30 미만이어야 하는데 40대였다.
볼린저 밴드 하단을 뚫어야 하는데 조건이 안 맞았다.
RSI 40에서 반등을 쫓으면 곰장 랠리 상단을 살 확률이 높다.
“떨어졌으니까 사야지”가 아니라, “바닥 신호가 나와야 산다”다.
마무리
이날의 핵심은 “기계적 권고를 고쳤다”였다.
에이전트가 16번 팔라고 했다.
근데 직접 물어보면 들고 있어라고 했다.
모순이었다.
원인은 프롬프트의 “절대 규칙” 뉘앙스였다.
가이드라인으로 바꾸니까 모순이 사라졌다.
LLM 에이전트 시스템에서 “가드레일”을 프롬프트로만 강제하면 무시당할 수 있다.
기계적으로 반복되는 권고가 나오면, 프롬프트를 점검해야 한다.
“이전 상태를 확인하라”, “맥락을 주입하라”는 지시를 추가하면 기계적 행동이 줄어든다.
그리고 반도체는 사이클 자산이다.
“장기 투자”와 “단기 트레이딩”의 이분법이 안 맞는다.
사이클 시계로 봐야 한다.
실적이 공포를 이길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게 “기다림”의 본질이다.